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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몰카범죄에 대한 남녀대결 물타기, 이제 그만>


1. 때 아닌 역차별 논란


지난 5월 10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홍대 누드크로키 수업 몰카유출 가해자가 검거되었고 지난 5월 13일에 결국 범인이 구속되었다. 범행에 사용한 핸드폰을 한강에 던지고 워마드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내 게시물 기록을 삭제해달라는 메일을 보내는 등 용의자의 증거인멸 우려가 법원에 의해 전격적으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때 아닌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메갈/워마드 옹호 성향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번 워마드 몰카사건 처리가 '여성에 대한 (역)차별'을 보여준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과거 수 많은 여성대상 몰카사건에 대한 문제제기가 철저히 외면당했다는 것, 그리고 성범죄는 물론이고 몰카범죄 사건의 처리속도에 비해 유독 이번 워마드 몰카사건의 처리속도가 빨랐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빌미로 일부에서는 이번 워마드 몰카사건이 오히려 한국사회에 만연한 여성차별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비약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일까?






2. 몰카범죄의 검거율은 94.6%


우선 '홍대 모델 몰카 가해자를 잡는 동안 여성 대상 몰카는 왜 방치하냐'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료가 있다. 2016년 기준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몰카를 이용한 범죄의 검거율은 94.6%이다. 더욱이 이는 동일연도 전체 형사사건의 검거율(84.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물론 몰카범죄 피해자의 압도적인 다수가 여성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난날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사회문제화 되자 몰카범죄(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를 따로 형법에 규정했고, 나아가 이를 특별히 '강력(흉악)범죄'로 분류해 사법제도를 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련기사 : http://www.hankookilbo.com/v/c8a5072707a347caad2b1e2b1fc95e…


따라서 이번 워마드 몰카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우리사회가 몰카사건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여전히 신고조차 되지 못한 다수의 몰카유출 및 공유행위들이 존재한다는 지적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우리사회가 몰카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해온 사실마저 부정할 수 없다.







3. 이번 사건에서 유독 빠른 범인검거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한편 다수의 커뮤니티와 SNS 가계정에서는 워마드 몰카 범인 검거과정이 '단 며칠만'에 이뤄졌으며 이는 보통 여성 대상 성범죄에 비해 '훨씬 빠른 사건처리' 속도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일부는 한술 더 떠 워마드 몰카 피해자가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권(?)을 누린다는 식으로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이번 사건을 '남녀대결구도'로 가져가려는 악의의 산물이거나 사건을 잘 모르는 무지의 소산에 불과하다. 실제 검거과정을 보자. 워마드에서 몰카유출 범죄가 발생한 것은 5월 1일이고 결국 범인이 검거된 시기는 5월 10일이다. 리얼뉴스가 5월 2일 처음으로 이 사건을 보도하며 사건이 여론화된 이후 일주일 넘게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것을 유독 빠른 검거속도라고 볼 수 있을까?


예컨대 2016년 대검찰청 기준 "범죄발생부터 검거까지의 시간"을 보면 성폭력 범죄의 경우 검거까지 걸리는 시간이 10일 이내인 케이스가 전체 성폭력 발생건수의 50%를 차지한다. 한편 1일 이내에 피의자가 특정되는 경우도 무려 40%나 된다. 따라서 범죄의 발생에서부터 검거까지 약 9일이 소요된 이번 워마드 몰카 사건이 다른 성범죄 사건에 비해 유독 빠른 속도를 보인 건 아닌 것이다.





4. 애초에 개별적 사건을 표본으로 '역차별' 운운하는 주장은 억지


애초에 이번 워마드 몰카사건은 성별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특이 케이스'였다. 해당 사건이 유명 미대수업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쉽게 볼 수 있는 공개 사이트에 버젓이 범인이 범행동기를 드러냈으며, 사건 공론화 이후에도 보라는 듯이 몰카피해자의 피해모습을 소재로 한 '사생대회'를 여는 등의 막가파식 2차가해 행위가 트위터와 워마드 등지에서 활개를 쳤다. 워마드 몰카사건에 대한 사회적 주목을 이끈 1등공신은 다름 아닌 이 2차 가해자들의 도발행위였다.


더군다나 알다시피 남성 대상의 몰카 사건은 여성 대상의 그것에 비해 희귀 케이스이다. 역으로 남성 대상 몰카사건의 '표본'이 지극히 적기 때문에 이번 사건 하나를 가지고 다른 여성대상 몰카범죄에 비해 더 나은 대우를 받았다는 식의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일반인이라면 이러한 사회적 논란에서 '신성한 약자/피해자 자리와 스포트라이트를 남자가 가져갔다'는 식의 도착증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보다 보통의 경우 얼마나 메갈/워마드류의 집단이 이성적 사고가 마비된 광기 어린 집단인지 그 실상을 알고 경악하는 게 정상이다.





5. 지금은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방지에 집중해야 할 때


한편 5월 10일 이후 본지 기자의 메일 주소로 2차가해 사례를 모집한 결과 워마드, 트위터, 페이스북, 디시인사이드, 인스타그램 등지에서 피해자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조롱과 악의적인 비방이 횡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몰카유출 순간을 대상으로 한 사생대회를 여는 악의적인 행동에서부터 시작해서 피해자가 공연히 신체를 노출했다는 허위주장까지 2차가해의 유형은 다양하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제보 결과 전부 다 합쳐 200여 건이 넘는 2차가해 사실이 확인되었고 본지 기자에게 제보된 2차가해 자료는 이미 피해자 법률 대리인에 넘겨둔 상태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개인의 구체적인 피해 앞에서 '남녀대결 프레임'은 한가한 논쟁에 지나지 않는다. 가해자가 검거된 지금 이 시점 이후로 지금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에 이토록 악의적이고 집요하게 집착하는 병적인 집단(워마드와 이에 동조하는 악플러)에 어떻게 우리 사회가 대응할 것인가.'